여행지에서 아침 식사는 보통 호텔 조식 서비스나 패스트푸드 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일본을 여행하신다면 특별한 선택지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일본 카페나 패밀리 레스토랑 등에서 먹을 수 있는 아침 식사 ‘모닝’ 메뉴입니다.
일본에서 ‘모닝’서비스란, 커피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삶은 달걀같은 간단한 아침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아침 시간대에만 판매하는 일반 메뉴보다 약간 저렴한 구성의 아침 식사 메뉴를 의미합니다. 카페 문화가 발달한 나고야에서 시작해 지금은 전국적으로 퍼진 일본 카페 문화로, 아침 시간대에 일본 카페를 방문하시면 이른 시간부터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간단한 식사를 하며 하루를 시작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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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에서 시작된 모닝 문화
일본의 모닝 문화는 나고야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나고야에서는 일본의 고도 성장기 무렵부터 카페가 번성하기 시작해 다른 도시와 비교해 그 수도 많았습니다. 카페가 많아지다 보니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져 몇몇 카페에서 무료로 토스트와 삶은 달걀같은 간단한 아침 식사를 일종의 '덤'으로 서비스로 제공하기 시작했고, 이런 특별한 서비스를 즐기기 위해 카페에서 아침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나 점차 이런 문화가 점차 주변의 더 많은 카페로 확산되어 나고야의 독특한 문화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특별한 문화는 인기를 끌며 전국으로 확산되어 지금은 전국의 많은 카페 체인과 패밀리 레스토랑이 이용객이 적은 아침 시간대의 매출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의 간단한 토스트류에 더해 샌드위치, 일식 정식 등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어 다양한 아침 식사 형태로 진화했습니다. 기존의 ‘덤’ 문화가 저렴한 세트 메뉴로 의미가 다소 확장되어, 저렴한 가격, 부담 없는 구성, 그리고 아침의 여유로운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모닝 문화는 일본인들의 습관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모닝 문화의 대표 주자 ‘코메다 커피’
여러 카페에서 모닝 메뉴를 즐길 수 있지만 여행자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은 곳이 바로 ‘코메다 커피(コメダ珈琲店)’입니다. ‘코메다 커피’는 나고야의 모닝 문화가 전국에 확산되는데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존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카페 문화가 발달한 나고야에서 1968년 시작된 개인이 경영하던 작은 가게였습니다.
참고로 ‘코메다 커피’ 라는 이름은 창업자의 부친이 쌀집을 경영하고 있어서 일본어로 쌀을 의미하는 ‘코메’를 따와서 붙였다는 일화가 개인 영업으로 시작한 카페의 정체성을 반영합니다. 이런 작은 개인 경영 카페가 인기를 얻으면서 체인 사업을 시작해 전국적으로도 점포를 확장해 왔습니다. 특히 최근 수 년 동안 점포 수를 급격히 늘려 대도시 번화가라면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대표 커피 체인점이 되었습니다.
코메다 커피의 모닝 메뉴
코메다 커피에서는 7시~11시 사이에 커피를 주문하면 토스트, 또는 데니시 롤빵과 선택 가능한 사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트1:삶은 달걀
토스트와 삶은 달걀은 가장 기본적인 모닝 메뉴의 원조격입니다. 나고야에서 ‘모닝’이라고 하면 이 토스트와 달걀 구성이었다고 합니다. 아침에 간단하게 단백질 보충하기에도 좋지 않을까요?
세트2: 달걀 샐러드
다들 좋아하시는 달걀 샌드위치 안에 들어있는 달걀과 마요네즈로 버무린 달걀 샌드위치를 토스트에 듬뿍 발라서 먹을 수 있습니다.
세트C:팥 앙금 세트
단팥빵 처럼 빵 안에 팥이 들어가 있는 것은 흔하지만 팥 앙금을 빵에 발라서 먹는 것은 생소하게 느끼는 분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잼처럼 흔히 있는 구성입니다. 이 팥 앙금 토스트도 나고야에서 시작했다고 전해집니다.
부드러운 식빵을 토스트하여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데다 입맛에 맛게 고른 사이드와 함께 먹으면 같단한 아침 식사로 부족하지 않습니다. 구성 자체는 간단하고 소박하지만 커피만 주문하면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득인 느낌이라 더욱 만족스럽습니다. 일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문화이기도 하고요.
코메다 커피만의 특징
코메다 커피는 ‘집 밖의 거실’을 추구한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집 거실에서 처럼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다른 일반적인 카페 체인점들과는 다르게 푹신한 소파에 테이블과 전체적인 인테리어도 원목을 사용하여 세련됐다고 하기보다는 따뜻하고 어딘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신문과 잡지를 비치해 커피를 마시면서 신문을 읽거나 독서를 하면서 여유롭게 아침 시간을 즐기는 현지인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닝 메뉴가 가장 유명하기는 하지만 11시 이후로는 샌드위치, 파스타, 데니시 등 다양한 메뉴를 판매합니다. 코메다 커피의 음식류는 양이 많은 걸로도 유명한데, 특히 메뉴 사진보다 실물이 더 크기도 해서 일본인들 사이에서 ‘실물 사기’라고 우스개소리를 할 정도이기도 하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아쉽게 모닝 서비스 시간대를 놓치셨다면 다른 메뉴도 도전해 보세요.
현지인들에게 깊게 자리잡은 일본의 모닝 문화는 여행의 하루를 시작하기에도 좋은 선택지입니다. 단순히 아침을 먹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생활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그리고 점심은 또 맛있는 걸 먹어야 하니까 이렇게 카페에서 부담 없이 해결하는 것도 좋겠죠. 조금 일찍 일어나 숙소 주변의 카페에 들러 일본의 모닝 문화를 체험해 보세요!